[오래된 공기] 제62화 - 덧붙임

제62화 「덧붙임」

1. 자릿수

「10월 10일. 목요일. 깊이 760 → 766 예정. 철수까지 하루.」

6시 45분에 야장을 펴고 오늘 칸을 그었다. 어제 칸에는 셋째 점이 적혀 있었다.

12미터 줄에는 오늘 적을 것이 없었다. 넷째 점은 769미터였고 그건 내일 아침이었다.

재혁은 오늘 칸에 「없음」을 적었다.

7시 2분에 조립체를 내려보냈다. 바늘이 내려앉은 것은 7시 36분이었고 34분이 걸렸다.

첫 토막은 9시 35분에 끝났다. 읽음이 763.06이었고 부족분은 0.11이었다.

야장 뒤쪽에 「기다림」 칸이 있었다. 10월 1일에 읽는 때를 30초로 못 박으면서 그 옆에 만들어 둔 칸이었다. 30초 말고 더 기다려 본 날의 수를 넣는 데였다.

열흘 치가 오늘이었다.

재혁은 칸을 폈다. 더 기다려 본 날이 다섯 날 있었다.

10월 1일에는 709미터에서 30초 709.12, 3분 709.15, 30분 709.18이었다. 10월 3일에는 721미터에서 30초와 3분의 차가 0.03이었다. 10월 5일에는 733미터에서 30초와 30분의 차가 0.07이었다. 10월 7일에는 745미터에서 0.02였고 어제는 757미터에서 0.03이었다.

기다린 때는 날마다 달랐으므로 그대로 놓고 견줄 수가 없었다.

재혁은 기다린 때를 자릿수로 고쳤다. 30초에서 3분은 여섯 배였고 자릿수로는 0.8쯤이었다. 30초에서 30분은 예순 배였고 자릿수로는 1.8쯤이었다.

그걸로 나눠 한 자릿수당 몫을 냈다.

0.03, 0.04, 0.04, 0.03, 0.04였다.

다섯이 눈금 하나 안에 있었다.

「다섯 날 다 184킬로그램임. 무게가 한 가지뿐임.

그러니까 이 칸으로는 무게 몫을 못 봄. 가벼운 쪽을 건 날은 청소일 하루였는데 그날 기다림 칸에 넣을 수를 안 적었음.

적을 것 종이에 1분하고 2분이 없었던 날임. 그날 못 적은 것이 오늘 또 못 보게 함.

한 번 안 적은 자리는 그 뒤로 계속 비어 있음.」

그다음 줄이 오래 걸렸다.

늘어나는 몫은 줄 길이에 매여 있을 것이었다. 긴 줄은 길게 늘어났다. 그건 그제 32킬로그램을 더 걸어 보고 알았다.

그러면 느린 늘어남도 길이를 탈 것이었다.

재혁은 다섯 날의 깊이를 늘어놓았다. 709, 721, 733, 745, 757이었다. 제일 얕은 데와 제일 깊은 데의 차가 48미터였다. 깊이로는 7퍼센트도 안 됐다.

그 7퍼센트가 0.035에 들어 있다면 0.002쯤이었다.

눈금이 0.01이었다.

「열흘 치 안에서는 깊이 몫이 눈금의 5분의 1임. 못 봄.

깊이 순으로 늘어놓아도 커지는 쪽으로 안 감. 0.03이 709하고 745에 있고 0.04가 721하고 733하고 757에 있음.

첫날 412미터하고 오늘 760미터를 견주면 거의 두 배임. 자릿수당 0.02하고 0.04쯤 됨. 차가 0.02임. 눈금 두 칸임.

그건 보임. 그런데 412미터 때 점이 없음. 칸을 10월 1일에 만들었음.

열흘로는 안 보이고 한 철로는 보이는 것이 있음. 나는 열흘 치만 모았음.」

열 시가 지나서 서진이 들어왔다. 장갑을 난로 위에 올리고 야장 쪽으로 왔다.

“그 칸이 열흘 찼나.”

“네. 자릿수당 0.03에서 0.04입니다. 다섯 점이 눈금 하나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느린 늘어남이 날마다 있고 크기가 거의 같습니다. 그러면 30초 읽음에는 날마다 0.0 몇이 빠져 있습니다.”

“빠지는 게 날마다 같아?”

재혁은 멈췄다가 대답했다.

“잰 걸로는 같습니다. 셈한 걸로는 깊이 따라 커집니다.”

“그 둘을 같은 줄에 적지 마.”

서진이 난로 쪽으로 가면서 말했다.

“잰 건 자가 있고 셈한 건 자가 없어. 셈한 걸 줄에 넣으면 나중에 누가 그걸 점으로 읽어.”

재혁은 줄을 둘로 갈라 적었다.

「잰 것: 자릿수당 0.03에서 0.04. 다섯 날. 다 184임.

셈한 것: 길이에 비례한다고 치면 412미터에 0.02쯤. 잰 것 아님. 깊이 두 자리로만 적음.

방향은 모름. 줄이 어디서 늘어나는지를 여기서 못 봄. 그래서 라벨 깊이가 커지는 쪽으로 틀리는지 작아지는 쪽으로 틀리는지 못 정함.

적을 수 있는 것은 하나임: 틀림이 깊이에 매여 있음.」

재혁은 연필을 놓고 라벨 묶음 쪽을 봤다.

이번 시즌에 붙인 라벨이 백 장이 넘었다. 거기 적힌 깊이는 다 30초 읽음이었다.

「다 같은 법으로 적었음. 그래서 서로는 견줄 수 있음.

다만 깊이에 매인 몫이 들어 있음. 얕은 데하고 깊은 데 사이가 조금씩 다르게 적혔음.

고치지 않음. 어제 적어 놓은 대로임.

옆에 종이를 붙임.」

서진의 말은 오늘 있었다. 「야장에 대해 안 들은 날」 칸에 합 열둘, 연달아 0을 적었다. 이틀째 0이었다.

「봄」 칸에 1을 적었다. 누계가 다섯이 되었다.

2. 오백구십

은재는 6시 10분에 방에 들어갔다.

접시를 들고 서서 짐작을 적었다. 어제 값 그대로 594였다. 2호기 증발기 앞에서 손바닥만큼을 10초로 걷어 올렸다.

590이었다.

옛 자는 595부터 613까지였다. 새 자는 592부터 613까지였다.

590은 둘 다 밖이었다.

은재는 저울을 한 번 더 읽고 접시를 내려놨다.

“선생님. 양쪽 다 밖이에요.”

경옥이 수첩을 들고 왔다.

“처음이죠.”

“네. 스물두 점에 처음이에요.”

“자를 넓힐 거예요?”

은재는 벽에 붙은 종이를 봤다. 닷새 전에 자기가 적어 둔 줄이 거기 있었다. 자를 값에 맞춰 고치면 자가 값을 따라가고, 따라가는 자로는 밖이 안 나온다는 줄이었다.

“안 넓혀요. 밖으로 적을게요.”

은재는 적고 나서 성에를 걷은 자리를 다시 봤다. 평소보다 얇았다. 주걱이 쇠에 두 번 닿았다.

“선생님. 오늘 성에가 적어요.”

“어제저녁에 제상 돌았어요.”

은재는 연필을 쥔 채 한참 있었다.

제상이 돌면 증발기에 붙은 성에가 녹아 물로 빠졌다. 그 뒤 첫 아침에는 걷을 것이 적었다.

알고 있던 일이었다. 다만 자기 줄에 그 칸이 없었다.

“그럼 이 점은 빼야 되는 거 아닌가요.”

“까닭을 알고 나서 빼면 알고 빼는 거예요.”

경옥이 수첩을 덮었다.

“점을 보고 까닭을 찾아서 빼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마음에 안 드는 점마다 까닭이 하나씩 생겨요.”

“그러면 어떻게 해요.”

“칸을 만들어요. 빼지 말고.”

은재는 새 칸을 그으려다 손을 멈췄다. 칸을 오늘 만들면 오늘부터였다. 앞 스물한 점에는 제상이 돌았는지 안 돌았는지가 없었다.

“앞은 못 채워요. 제가 안 적었어요.”

경옥이 전실 선반 쪽으로 가서 종이 묶음을 들고 왔다. 냉동기 기록지였다.

“방은 적었어요.”

은재는 묶음을 받아 폈다. 제상이 돈 시각이 줄줄이 찍혀 있었다. 묶음은 두꺼웠고 날짜는 올해보다 훨씬 앞까지 갔다.

“이게 계속 적히고 있었어요?”

“23년요. 사람이 안 물어도 적혀요.”

은재는 스물두 점의 날짜를 기록지에 하나씩 맞춰 봤다.

제상 다음 날 아침이 넷이었다. 590, 593, 596, 597이었다.

나머지 열여덟은 598부터 613까지였다.

겹치는 데가 없었다.

“선생님. 둘로 갈려요.”

경옥이 종이를 받아 봤다.

“그러면 자가 하나가 아니었네요.”

“네. 제상 다음 날 자하고 아닌 날 자요.”

“넷으로 만든 자는 넓어요.”

“알아요. 그래도 겹치지가 않아요.”

은재는 줄에 세로줄을 긋고 두 자 이름을 옆에 적었다.

「스물두째 점 590. 짐작 594. 차 4 아래.

옛 자 밖. 새 자 밖. 제상 다음 날 자로는 안.

자가 둘이었음. 한 자로 보니까 밖이 나왔음.

밖이 나온 게 틀린 것이 아니었음. 내가 한 자로 봤던 것임.

앞 스물한 점을 안 고침. 자 이름만 옆에 덧붙임. 고치면 앞이 오늘이 됨.

앞을 채운 것은 내 기억이 아니고 기계 종이임. 묻기 전부터 적혀 있던 것만 뒤로 갈 수 있음.」

6시 30분에 기록계 두 대를 읽었다. 되돌린 자리에서 사흘째였다.

−0.05였다.

어제가 −0.04였고 그제도 −0.04였다.

은재는 수 넷을 나란히 적었다. −0.03, −0.04, −0.04, −0.05였다.

0과 한 칸이 번갈아 나왔다. 어제 그렇게 나올 것이라고 적어 둔 그대로였다.

“선생님. 어제 적어 놓은 대로 나왔어요.”

“그러면 맞은 거예요?”

은재는 종이를 한참 봤다.

「0 한 번하고 한 칸 한 번을 봤음. 한 바퀴 봤음.

번갈기를 말하려면 한 바퀴를 두 번 봐야 함. 한 번 본 것으로는 「두 번 이어졌다」까지임.

맞았다고 적지 않음. 「어긋나지 않았음」이라고 적음.」

아홉 시에 저온실 문을 열었다. 승화 2차 셋째 날이었다.

9시 1분에 ㄱ 통을 열었다. 접시에 붙은 가루를 솔로 한 번 걷어 유리병에 넣고 뚜껑을 닫았다. 9시 4분에 통을 덮었다. ㄴ 통은 손도 안 댔다.

오늘도 저울에는 아무것도 안 올렸다. 재는 날은 내일이었다.

은재는 「방이 한 일」 칸을 폈다. 이레째였다.

「10/10. 잰 수 없음.

ㄱ 엶 9:01. 걷는 손 1번. 닫음 9:04. ㄴ 안 엶.

방이 한 일: 10/9 19:40 제상 1회.

내일 나올 수 하나에 이 제상이 들어 있음. 수가 나온 뒤에 적으면 수를 보고 적는 것이 됨. 그래서 오늘 적음.」

재운 날 칸에 안 잘린 통은 373일째, 잘린 통 셋은 여드레째를 적었다. 사람이 한 일 칸도 이레째였다.

수송팀 칸에는 목요일이라고 적고 물었다. 답은 「아직」이었다.

「지나간 날 스물. 물은 날 열다섯.」

3. 봉투

정한은 7시에 험을 쟀다.

59.99였다.

종이에 수가 일곱이 되었다. 60.00, 59.99, 59.98, 59.97, 59.97, 59.98, 59.99였다.

둘째로 커진 것이었다.

「일곱째 59.99. 또 0.01 큼.

여덟에서 말하기로 했음. 오늘 안 말함. 말하기로 한 수가 내일 옴.

내일 말할 것을 오늘 생각해 놓으면 내일 그 생각대로 봄. 안 생각함.」

8시에 책상 왼쪽을 봤다.

어제 미리 적어 둔 종이가 거기 있었다. 열흘 만에 오는 판독 날이었고, 보기 전에 그 종이를 읽으면 본 것이 그 종이를 따라갈 것이었다.

정한은 종이를 뒤집어서 봉투에 넣고 봉투를 서랍에 넣었다.

서랍에는 열흘 전 판독 종이도 들어 있었다. 그것도 안 꺼냈다.

꺼낸 것은 「볼 것」 종이 하나였다. 9월 21일에 적어 둔 것이었고 볼 것이 둘이었다.

「볼 것은 미리 알아야 함. 지난 값은 미리 알면 안 됨. 둘이 같은 종이에 있으면 안 됨.」

열 시 정각에 케이스를 꺼내 현미경 밑에 놓고 초시계를 눌렀다.

40배였다. 자리를 찾는 데 1분 30초가 걸렸다. 열흘 전에는 2분이었다.

볼 것 첫째는 오른쪽 세로획이 왼쪽 획의 둔덕을 밟고 넘어간 자리였다. 있었다. 밟힌 둔덕이 낮았고 밟은 획이 이어져 있었다. 다섯째로 같았다.

볼 것 둘째는 교차점 왼쪽 위의 짧은 능선이었다. 있는지만 보기로 한 것이었다.

있었다.

정한은 거기까지 적고 접안렌즈에서 눈을 뗐다.

능선이 얼마나 두두룩한지는 늘 「획 너비의 몇 분의 하나쯤」으로 적어 왔다. 그건 자가 아니었다. 견준 것이었고 견준 것을 두 번 하면 견줌이 둘이지 잰 것이 되지 않았다.

정한은 미동 손잡이를 봤다. 눈금이 있었다.

40배에서는 초점이 맞는 두께가 아주 얇았다. 능선 꼭대기에 초점을 맞추면 그 밑은 흐렸다. 손잡이를 돌려 바닥에 맞추면 꼭대기가 흐려졌다.

두 자리의 눈금 차가 높이였다.

정한은 꼭대기에 맞추고 눈금을 읽었다. 바닥에 맞추고 또 읽었다. 세 번 하고 평균을 냈다.

눈금 셋 치였다. 손잡이 한 눈금이 2미크론이라고 몸통에 찍혀 있었으므로 6미크론쯤이었다.

「능선 높이 6미크론쯤. 세 번 읽음. 세 번이 눈금 하나 안에서 흔들림.

자 폭 = 초점이 맞는 두께임. 「맞았다」고 느끼는 폭이 그만큼 있음. 그보다 가는 차는 못 가름.

오늘 처음 쓰는 자임. 열흘 전에는 이 자가 없었음. 9월 20일 「5분의 1쯤」하고 못 견줌.

앞은 못 채움. 오늘이 첫 점임.」

10시 26분에 케이스를 통에 넣고 선반 셋째 칸에 올렸다. 초시계는 아직 안 울었다.

정한은 서랍을 열어 봉투를 꺼냈다.

어제 적어 둔 것은 둘이었다. 둔덕은 같을 것이라고 적혀 있었고 능선은 획 너비의 4분의 1쯤일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오늘 본 것과 같았다.

정한은 두 종이를 나란히 놓고 한참 봤다.

「어제 적은 것하고 오늘 본 것이 같음.

따라 쓰지 않았음. 봉투를 열지 않고 봤음. 그건 됐음.

그런데 어제 적은 사람하고 오늘 본 사람이 같음. 같은 머리에서 두 번 나온 것임.

내 버릇은 두 번 다 들어가 있음. 가린 것은 종이지 사람이 아님.」

열흘 전 판독 종이를 꺼내 셋을 나란히 놓았다. 둔덕은 셋 다 같았다.

정한은 전화기 쪽을 봤다가 다시 종이로 돌아왔다.

「다음 판독에 동규한테 「볼 것」 종이만 보냄. 지난 값하고 내 짐작은 안 보냄. 사진으로 따로 읽게 함.

둘이 따로 읽으면 한 사람 버릇은 갈림.

다만 동규는 이 물건을 손으로 안 봤음. 손으로 본 사람만 아는 것을 놓칠 수 있음. 놓치는 것도 적음.

둘 다 적고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안 정함.」

안 보는 날을 0부터 다시 셌다. 다음 판독은 10월 20일이었다.

이관 마감은 10월 27일이었다. 열이레 남았다.

4. 손

하람은 목요일 아침에 간 날 칸을 폈다.

오늘을 넣으면 합이 예순하나고 연달아가 넷이었다.

제비 통을 흔들었다. 다섯째 블록 둘째 장이었다.

「손」이었다.

센터 칸을 폈다. 오늘은 목요일이었고 센터 날이었다. 사흘 전에 되살려 놓은 줄에 처음으로 값이 올라가는 날이었다.

아홉 시가 지났고 어머니는 상 앞에 앉아 계셨다.

“엄마, 오늘 센터 안 가세요?”

“오늘 뭐 있나.”

“목요일이잖아요.”

”……안 가.”

하람은 줄에 적었다.

「10/10 센터 날. 안 감. 첫 값 0.」

줄이 0으로 시작했다. 줄에 올라간 값은 오늘 것 하나뿐이었고, 그 앞 석 주는 비어 있었다.

하람은 어제 센터에서 들은 것을 적어 둔 데를 봤다. 마지막 출석이 9월 19일이라는 것 하나였다. 그 사이 날짜가 어떻게 되는지는 안 알려 줬다.

「센터에는 날마다 적힌 것이 있음. 나한테는 안 옴.

없는 것이 아님. 있는데 못 가져오는 것임.

칸 하나 만듦: 있는데 못 가져온 것. 「모름」하고 따로 둠.」

열한 시가 지나서 미강이 서랍을 뒤지기 시작하셨다.

“그거 거기 두면 못 찾아.”

하람은 수첩을 폈다. 어제 만든 두 칸이 거기 있었다. 들은 그대로의 말과 내가 줄인 말이었다.

그대로 칸에 적기 시작했다.

“저번에도 못 찾았잖아. 아니 저번이 아니고…….”

하람의 연필이 「저번에도」까지 갔을 때 다음 말이 지나갔다.

”……그릇 밑에 둬.”

하람은 손을 멈췄다. 가운데 한 마디가 비어 있었다.

다시 떠올리려 했더니 뜻은 남아 있는데 말이 안 남아 있었다. 저번이 아니라고 하셨고 그다음에 뭔가 한 마디가 더 있었다.

하람은 비운 자리에 금을 긋고 그 옆에 적었다.

「들은 그대로 칸: 「그거 거기 두면 못 찾아. 저번에도 못 찾았잖아. 아니 저번이 아니고 ___ 그릇 밑에 둬.」

빈 데는 지웠다가 적은 것 아님. 못 받아 적은 것임.

적는 동안에 귀가 쉼. 그대로 적으려면 듣는 동시에 적어야 하는데 손이 입보다 느림.

말은 몇 초 지나면 뜻만 남고 말은 안 남음. 그 몇 초가 손보다 짧음.

그래서 그대로 칸은 하루 세 마디만 함. 나머지는 줄인 칸으로 감. 두 칸을 다 채우려고 하면 둘 다 거짓이 됨.」

제비가 「손」이었으므로 하람은 그날 아침 내내 손만 봤다.

어머니가 그릇 밑에 둬, 하시기 전에 손은 이미 그릇을 들고 계셨다. 말이 손을 따라왔다.

바느질을 하실 때도 그랬다. 실을 어디에 뒀는지 물으시면서 손은 반짇고리 둘째 칸을 열고 계셨다.

하람은 적으려다 칸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들은 그대로도 아니고 줄인 말도 아니었다. 말이 아니었다.

「칸 셋째 만듦: 말 아닌 것.

말 칸을 둘 만들었더니 말 아닌 것이 갈 데가 없어졌음.

칸을 나누면 나눈 데 안 들어가는 것이 생김. 나누기 전에는 뭉쳐서라도 들어가 있었음.

오늘 것: 말보다 손이 먼저 감. 세 번 봄. 그릇, 실, 문고리.」

두 시가 지나서 복도에서 또 탄내가 났다. 어제 그 냄새였고 시각도 비슷했다.

하람은 수첩 앞쪽의 「한 번뿐인 칸」을 폈다. 어제 거기에 적어 둔 것이 있었다. 시각, 어디서, 몇 번, 얼마나, 누구였다.

한 번뿐인 것이 아니었다.

하람은 어제 칸을 지우지 않고 밑에 한 줄을 달았다.

「10/10에 또 남. 한 번뿐인 것이 아니었음.

되풀이 칸으로 옮김. 어제 칸은 그대로 둠. 어제는 한 번뿐이었음.

한 번뿐인지 되풀이인지는 그다음에 알게 됨. 그러니까 처음 적을 때는 늘 틀릴 수 있는 칸에 적는 것임.

지우고 옮기면 내가 처음부터 안 것처럼 보임.」

최영숙의 종이는 쉰두째였다. 「남이 본 것」 칸에 넣었다.

핀을 세어 봤다. 여섯이었다. 어제가 다섯이었고 그제가 일곱이었다.

「핀 셋째 점 6. 앞이 7하고 5임. 내려갔다 올라감. 방향이 둘임.

점 셋에 방향 둘이면 아무 말 안 함.」

손잡이 자국은 셋째 칸 그대로였고 바늘 자리는 일곱이었다. 실패는 열넷이 되었다. 냉장고 종이는 넉 장 그대로였다.

본 것 없는 짐작 줄은 넷째 점이었다. 어제 적어 둔 것은 어머니가 오늘 센터에 가실 것이라는 짐작이었다.

안 가셨다.

「넷째 점 틀림. 분모 셋. 점 넷.」

전화는 오늘도 안 왔다. 어제 시작한 줄에 0을 적었다. 둘째 날이었다.

조사표는 10월 15일이었다. 닷새 남았다.

5. 이레까지

정한은 점심을 지나 조각 표를 꺼냈다.

4번이 아흐레였고 5번이 여드레였고 6번이 이레였고 7번이 나흘이었다.

어제 적어 둔 줄이 표 머리에 있었다. 이레에 그만둔다는 줄이었다.

정한은 손을 보고 한 번 웃었다.

아침에 네 개를 다 쟀다. 손이 먼저 갔고 규칙은 어제 것이었다.

4번과 5번 값이 종이에 이미 적혀 있었다.

「규칙은 어제 정했고 오늘 손이 먼저 갔음.

잰 것을 버리면 규칙 때문에 버리는 것임. 표에 넣으면 규칙이 오늘부터가 아님.

표 밖에 적음. 「표 아님」이라고 머리에 씀.

그만둘 데를 수를 보고 정하면 그 표는 내가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둔 표가 됨. 그러면 표가 아니고 내 손임.」

6번은 오늘이 이레였다. 마지막 점이었고 0.05였다.

7번은 나흘에 0.07이었다.

같은 나이 쌍이 둘 늘어 아홉이 되었다. 자 폭보다 큰 차는 아직 하나도 없었다.

정한은 표 밑에 줄을 그었다.

「이레까지 봄. 그 뒤는 모름.

「안 줄어듦」 아님. 「안 봄」임. 둘을 같은 말로 적으면 다음 사람이 그 뒤를 안 봄.

더 가는 자를 가진 사람이 오면 이 표는 이레에서 이어 붙일 수 있음.」

짐작 칸에는 여섯째 점이 왔다. 8시 15분에 「11시 40분」이라고 적었고 손은 11시 31분에 갔다.

차가 −9분이었다.

「여섯째 점 −9. 앞은 −18, +25, +6, −8, +3.

열까지 안 말함. 넷 남음.」

면봉 병을 봤다. 어제 통과에서 받은 면봉 하나가 그대로 있었다.

오늘도 통과가 없었다.

「통과 칸에 0. 가루 칸에 아무것도 안 적음.

이틀째 같음. 같은 날이 둘이어도 칸 쓰는 법은 안 바뀜.」

본물건은 보온고 안에 있었다. 플랜지는 어제 끼운 채였고 오늘 걸지 않았다.

356미터 자리는 어제로 끝났다. 거기까지가 사본으로 되는 물음이었고 그다음은 안 되는 물음이었다.

케이스 이력에 줄을 보탰다.

「10/10 통과 0회. 누계 1 그대로.」

6. 하루

둘째 토막은 13시 5분에 끝났다. 읽음이 766.10이었고 부족분은 0.12였다. 누계가 8.83이 되었다.

헛돎은 2번 드릴에서 한 번, 0.7초였다.

재혁은 오후에 인계서를 들고 앉았다.

7항까지 날 붙이는 일이 어제 끝났다. 오늘 할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읽는 것이었다.

1항부터 읽었다. 읽는 데 50분이 걸렸다.

읽다 보니 빠진 것이 하나 있었다.

깊이였다.

인계서 어디에도 깊이를 어떻게 읽는지가 없었다. 야장 머리에 병기가 셋 있었지만 그건 야장이었고 다음 사람이 받는 것은 인계서였다.

재혁은 8항을 새로 적었다.

「8. 깊이.

8-1. 라벨에 적힌 깊이는 바퀴 읽음 더하기 줄 늘어남이다. 바퀴는 1,000분의 3 많이 센다.

8-2. 읽는 때는 깎기가 끝나고 드릴을 케이블에 온전히 매단 뒤 30초다. 바꾸지 마라. 바꾸면 앞 점들과 못 견준다.

8-3. 30초로는 느린 늘어남이 안 끝난다. 한 자릿수당 0.03에서 0.04쯤 더 늘어난다(184킬로그램, 709~757미터, 다섯 점). 가벼운 조립체로는 점이 없다.

8-4. 이 몫은 줄 길이에 매여 있을 것이다. 셈이고 잰 것이 아니다.

8-5. 라벨을 고치지 마라. 옆에 보정 종이를 붙여라.

8-6. 보정을 내려면 무게와 줄 길이와 기다린 때가 있어야 한다. 매 토막에 셋을 적어라.」

거기까지 적고 재혁은 한 줄을 더 붙였다.

「8-7. 이 셋은 지금은 안 쓰는 수다. 그래도 적어라.

칸은 물음이 생기기 전에 만들어야 한다. 물음이 생긴 날에 만들면 앞이 비어 있다.

나는 10월 1일에 만들었고 열흘 치를 모았다. 열흘로는 안 보이고 한 철로는 보이는 것이 있었다. 한 철 치는 첫날부터 적은 사람만 가진다.」

야장 깊이 칸 밑에 어제 그어 둔 칸이 있었다. 「지금은 안 쓰는 수」였다.

재혁은 오늘 거기에 셋을 적었다. 첫 토막의 걸린 무게와 줄 길이와 기다린 때였다. 둘째 토막도 적었다.

어제 만든 칸이었고 어제는 무엇을 넣을지 몰랐다.

「둘째 날. 오늘 들어간 것이 내일부터 쓰는 수가 됨.

쓰는 사람은 내년 사람임.」

네 시가 지나서 서진이 들어와 벽에 붙은 계획표를 뗐다.

“내일 뭐 할지 알아?”

“한 토막 더 깎습니다. 769요.”

“그건 아침에 두 시간이고.”

서진이 계획표를 접었다.

“그다음부터가 일이야. 내일은 파는 게 아니라 두는 거야.”

“구멍 말씀이십니까.”

“액을 액면까지 채워. 모자라면 모자란 만큼 닫혀.”

“닫힙니까.”

“일 년 동안 천천히 닫혀. 얼음이 흘러. 깊은 데가 빨라. 거긴 얼음이 덜 차고 누르는 게 크니까.”

서진이 난로 위에서 장갑을 집었다.

“액이 차 있으면 안에서 되밀어. 액면이 2미터만 낮아도 거기부터 좁아져. 다음에 오는 사람은 첫 사흘을 파는 데 안 써. 되넓히는 데 써.”

“그러면 내일 하는 일이…….”

“다음 사람 첫 사흘이야.”

재혁은 인계서 8항 밑에 9항을 적었다.

「9. 철수 날.

9-1. 마지막 토막 뒤에 액을 액면까지 채운다. 채운 양을 적는다.

9-2. 채운 뒤 액면을 두 번 읽는다. 바로 한 번, 한 시간 뒤 한 번. 내려가면 내려간 만큼 적는다.

9-3. 뚜껑을 덮고 덮은 시각을 적는다.

9-4. 이 셋은 올해 쓰는 수가 아니다. 내년에 구멍이 얼마나 좁아졌는지를 재는 사람이 쓴다.」

「나중에 봄」 줄을 폈다. 오늘은 목요일이라 편이 있었다. 이번 시즌 마지막 편이었다.

아침에 본부 회신 묶음에서 9월 28일 치를 한 번 더 꺼내 봤다. 셋째 점이었다.

「셋째 점 옴. 첫 점에서 이레, 둘째 점에서 이틀.

사이가 닷새하고 이틀임. 점 셋에 사이 둘임. 아무 말 안 함.」

「안 함」 줄에 1을 적었다. 누계가 일곱이 되었다.

12미터 줄을 마지막으로 봤다. 점이 셋이었고 넷째 자리가 비어 있었다. 769미터, 10월 11일 아침이었다.

어제 적은 「못 남」 장을 꺼내 끝에 한 줄을 덧붙였다.

「덧붙임 10/10. 못 남의 까닭이 하나 더 있음.

점이 모자란 것 말고, 재는 자에 깊이를 타는 몫이 들어 있음.

한쪽으로 쏠리는 틀림은 점을 백마흔넷 모아도 안 줄어듦. 평균이 깎아 주는 것은 흔들리는 틀림뿐임.

그러니까 점 일흔둘을 모았어도 이 물음은 이 법으로는 못 냈음.

앞 줄은 안 고침. 어제 적은 것은 어제 안 것임. 오늘 안 것은 오늘 줄에 적음.」

재혁은 야장을 덮었다.

캠프 철수까지 하루였다.


열흘로는 안 보이고 한 철로는 보이는 것이 있었다. 보려면 물음이 생기기 전에 칸이 있어야 했는데, 물음이 없는 날에는 무슨 칸을 만들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안 쓰는 수를 적는 칸이 생겼고, 거기 들어간 수를 쓸 사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한쪽으로 쏠린 틀림은 모아도 줄지 않았다. 평균이 깎아 주는 것은 흔들리는 틀림뿐이었다. 그래서 점을 아무리 모아도 안 되는 물음이 있었고, 그것을 아는 데 점 셋이면 충분했다.

밖으로 나온 점은 틀린 점이 아니라 자가 하나였다는 표시였다. 앞을 채운 것은 사람의 기억이 아니라 묻기 전부터 적히고 있던 기계의 종이였다. 묻기 전부터 적힌 것만 뒤로 갈 수 있었다.

봉투를 열지 않고 본 것은 따라 쓰지 않았다는 뜻일 뿐이었다. 가린 것은 종이였지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음에는 다른 사람의 눈이 필요했고, 그 눈은 이쪽이 아는 것을 모르는 대신 이쪽이 못 보는 것을 보았다.

말은 몇 초 지나면 뜻만 남고 말은 남지 않았다. 그 몇 초가 손보다 짧았으므로 들은 그대로의 칸은 늘 가운데가 비었다. 비운 자리에 금을 그었고, 금은 지운 자국이 아니라 못 받아 적은 자국이었다.

한 번뿐인 것인지 되풀이되는 것인지는 그다음에 알게 되었다. 처음 적을 때는 언제나 틀릴 수 있는 칸에 적는 것이었다.

내일 하는 일은 다음 사람의 첫 사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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