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문제로 연락처도 모르는 이웃과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싶을 때

층간소음

층간 소음 가해자와 피해자로서의 기억

아파트에 살고 있는 분들이라면 굉장히 높은 확률로 층간 소음을 작던 크던 경험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몇년 전까지 아파트 13층에 살고 있었는데 층간 소음의 가해자와 피해가 동시에 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가해자 입장

당시 저희 집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어린 아이 둘과 가정주부였던 와이프가 살고 있었습니다.

한창 뛰어놀고 싶을 아이들이었지만 층간 소음으로 피해를 주기 싫어서 조금 많이 엄하게 주의를 시켰습니다.

두꺼운 매트도 여러겹 깔았고 그럼에도 집안에서는 뛰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한번 층간 소음 귀가 트이면 아주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지잖아요?

역시 어느 순간이 지나자 그냥 아이들이 조금 빠르게 걷는 수준만 되어도 아랫층에서 찾아와서 심하게 항의를 하였습니다.

저희는 매번 죄송하다고 했고 아이들에게도 더 조심하라고 했죠.

나중엔 아이들이 알아서 까치발 들고 다닐 정도가 됐습니다.

피해자 입장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저희 집 윗층에 (저는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100키로가 넘어보이는 거구의 중학생이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방학이 되었는지, 새벽마다 쿵쾅거리는 소리가 정말 심하게 났습니다.

아마 방에서 게임을 하며 키보드를 내리친다거나 문을 세게 닫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늦게 퇴근을 했고, 와이프와 아이들은 모두 잘 자고 있었기 때문에, 저 혼자만 참으면 될 것 같아서 그냥 무시했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그런데 어느 날, 어김없이 새벽 시간에 윗층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났고, 잠시 후 아랫층에서 막대기 같은 걸로 천장을 엄청 세게 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내는 소리라고 오해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우리 집이 아니라 윗집이라고 해명하고 싶었지만 그 새벽에 내려가서 해명을 위해 안그래도 짜증이 난 집에 초인종을 누를 수도 없고 참 답답했습니다.

저도 점점 참기 힘든 수준이 되어서 큰 마음 먹고 윗집에 올라가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이렇게 직접 찾아가서 항의하는 것 자체도 불법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희 집은 11층인가 12층부터인가 로열층이라고 해서 한 층에 한 세대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었을겁니다 (물론 저도 15층에서 나는 소리를 14층이라고 오해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15층은 노부부 두분만 사셨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았습니다)

그날은 정말 답답해서 아파트 밖으로 나와서 창문을 통해 빛이 나오는지까지 확인했던걸로 기억해요.

어쨌든 윗층은 묵묵부답에 아랫층은 윗층에서 쿵쿵거릴 때마다 천장을 세개 두드리는 패턴이 반복되었습니다.

쓰레기 투척

쌓이고 쌓인 일이 엄청 많았지만, 대표적으로는 저희 집 앞에 자꾸 과자 부스러기와 쓰레기 같은게 쏟아져있어서 나중에 CCTV를 달아놨었는데 그 이후에도 또 한번 쓰레기 투척이 있었습니다.

CCTV에 찍힌 쓰레기 투척 모습

이게 아마 저희가 아무런 소음도 내지 않았다고는 장담할 수 없는게, 어쨌든 아이들이 순간적으로 뛰면 저희가 혼내고 말리고 그랬기 때문에 소리가 나긴 났을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쓰레기 투척까지 할 정도로 저희가 아이들을 방치하거나 그러지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엄청나게 쌓이고 쌓여서 이젠 그냥 위에서 아주 짧게 가구 끄는 소리가 드르륵 하고 나기만 해도 트리거가 당겨지면서 울화통이 터지는 그런 상태가 되었던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쨌든 저는 퇴근해서 옷만 갈아입어도 아랫층에서 쿵쿵 쳐대기 시작했고 힘들게 자려고 누우면 윗집에서 쿵쾅 거리는 일로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시기였던거 같아요.

결정적 계기

그러던 중, 와이프와 아이들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평소에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할 때 아랫층 현관이 열리면 그냥 보내고 그랬대요. 서로 불편해져서) 내려가는 중인지 올라올 때인지 모르겠지만 아랫층 여자와 함께 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뚫어지듯 노려봤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그냥 우리가 참아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뭔가 오해를 풀거나 조치를 하지않으면 나중에 감정이 폭발했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급해지더라고요.

그 시기에 정말 답답했던게, 저희가 일부러 소음을 내는게 아니라는 것과 윗층 소음을 오해할 때 바로바로 알려주고 싶었지만 

서로 개인 연락처를 주고받을만한 사이도 아니고 인터폰도 경비실로만 연결이 가능해서 세대간 통화도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장문의 손편지를 써서 아랫층 현관문에 붙여놓았어요.

죄송하단 말과 함께 혹시 소음이 나면 바로 제 번호로 문자나 전화를 주면 감사드리겠다며 제 개인 휴대폰 번호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사를 알아보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언제 어떻게 해를 입힐지 몰라 진심으로 빨리 떠나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이사를 알아봤었고 다행히 몇개월 내에 1층이 필로티로 되어 세대가 없는 2층 아파트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모든 것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천사같은 이웃을 만남

바로 윗층에 중학생 남자아이가 사는 집이였지만 이사하고 얼마 안있어서 윗층 아주머니께서 롤 케잌을 사들고 오셨더라고요.

주말에 조금 많이 심하고 평소에도 가끔 심할 수 있는데 주의를 준다고 주고 있지만 혹시 모르니 미리 양해 부탁한다고요.

실제로 소음은 조금 있었지만, 그렇게 양해를 먼저 구하시니 소음이 아무리 들려도 진심으로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이사 온 집은 이전에 비해 많이 좁았지만 그래도 걱정없이 뛰어놀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웃간의 소통 방법 찾기

당시에 제가 계속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아.. 바로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인스턴트 메세지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였습니다.

물론 공유기 와이파이 이름을 메세지화 해서 띄워놓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건 그거대로 또 오해가 생길 여지가 있고 너무 일방향 통보가 되어버리니까요ㅎㅎ

그래서 그 때는 계속 상상만 했던게 있었습니다.

연락처 없이 그냥 휴대폰 위치 기준으로 근거리에 있는 사람들끼리만 대화를 할 수 있는 앱이 있으면 좋겠다.

지금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인사를 못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쪽지라도 남기고 싶다.

그런데 그런 앱을 개발할 능력도 전혀 없었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든 아파트 주민이 똑같은 앱을 모두 설치하고 가입한 상태여야마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바로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대인공지능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에 GPT가 세상에 나왔을 때 GPT에게 일일이 원하는 기능을 설명해서 나온 코드를 붙여넣는 방식으로 개발자가 아니어도 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뒤, 줄곧 머릿속에는 이런 앱을 AI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만들 수 있겠는데? 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Cursor AI라는 IDE 툴을 접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앱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습으로 간단한 기능이 되는 앱을 만들어봤고 (물론 AI한테 설명만으로 버그를 계속 고쳐야하니 디버깅에만 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이젠 내가 원했던 그런 근거리 메신저 앱을 만들어보자! 라고 마음을 먹고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들의 주파수

사실 이 블로그의 이름도 그 앱의 이름으로 사용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실제 위치 기반으로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주파수 값을 얻게 되고 그 주파수가 비슷한 반경 내에 있는 사람들끼리만 서로의 메세지가 보이는 구조인거죠.

메신저로서의 기본 기능이 대충 돌아가는 것 같았을 때, 1.0.0 버전으로 expo.dev를 사용하여 첫 빌드를 하였는데 그 때가 2025년 5월 30일이었습니다.

대망의 첫 빌드

그런데 막상 출시를 하려고 보니 버그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예전에 멈춤기록, 습관기록 출시 때에도 솔직히 아무도 사용 안할 앱이란걸 알았지만 제 성격상 너무 눈에 띄는 버그가 있다면 반드시 고치고 싶어서.. 이번에도 이거 고치니 원래 잘 되던게 갑자기 안되고 그걸 고치니 또 다른게 탈나고.. 무한 반복이었습니다.

하다보니 Cursor의 Auto 모드만으로는 기억력이 짧은거 같더라고요. 어느순간 원점으로 돌아와서 같은 짓을 계속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수동으로 클로드 소넷 3.7 을 골라서 사용해보니 정말 너무 수준차이가 날만큼 잘 고쳐주더라고요.

시간이 갈 수록 단일 파일의 코드가 엄청 복잡하고 길어지니 이젠 Auto로 쓰고 싶어도 감당이 안되는 수준이 되어버렸고 곧 클로드 소넷 4.0이 나와서 그걸로 갈아탔습니다.

소스가 길어지니 한번에 기억하고 판단해야하는 컨텍스트도 길어져야해서, Max 모드를 선택해서 계속 사용했습니다.

이 때 이미 Cursor Pro로 결제해서 이런 모델과 Max 모드를 사용했는데 금새 한달 한도에 도달했고, 멈출 수 없었던 저는 계속해서 한도를 늘러서 사용했습니다.

그동안 지출 금액

정신없이 사용한 결과, 오늘 기준으로 AI 모델 사용료만 1,065달러가 넘었네요ㄷㄷㄷ

미쳤다.. 내 돈ㅠㅠ

시세는 잘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그냥 앱 개발 대행을 맡겨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 금액을 지출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 Expo를 사용하면서 EAS Build를 계속 사용했는데, 안드로이드와 iOS 빌드를 계속 하고, 초반에 뭔가 잘못 되어서 (이것도 AI 잘못인데) 빌드 실패만 엄청 반복했는데 이 때 Expo에서 빌드 비용으로도 저만큼 지출한 것 같습니다.

사실 1.0.0 출시 후, 실제로 제가 우려했던 것처럼, 호기심에 앱을 받아서 귀찮지만 회원가입까지 하고 접속을 딱 했는데

당연히 초반엔 주변에 아무도 없을거잖아요. 혼자 메세지 한번 남겨보고 주변 접속자 0명에 레이더가 텅 비어있는걸 보고 접속을 끊고 다신 접속을 안하거나 바로 앱을 삭제할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고민한 끝에, 사람이 없는 초반에는 AI를 배치해서 AI가 티는 좀 나더라도 사용자들에게 인사도 건네고 간단한 대답도 하면 조금 더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날까 싶어서 힘들게 구현했는데, 역시 들어오자마자 인공지능 냄새가 물씬 나는 형식적인 메세지들을 몇번 보다보면 그냥 앱 끄고 삭제할 것 같습니다ㅎㅎ

이대로라면 지금 이 앱 개발에 들어간 200여만원정도 (사실 구글 Ads 광고로 일 1만원 등록해놓은게 있어서 더 들어간 것 같음)라도 뽑아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망할 징조가 보입니다.

동네 친구 만들기, 이웃 소통 앱을 꿈꾸며

위에서 내가 답답했던, 아파트 주민끼리 간편한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아래와 같은 활용 예시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파트 이웃 간 소통

닉네임을 자신의 지역-아파트이름-동-호수 등으로 지정해서 가입해놓고 집에서 접속을 하거나 메세지를 남겨놓으면 

오차는 어느정도 있지만 같은 라인에 있고 다른 층끼리의 사람들끼리는 거의 100m 이내의 거리 내에서 대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같이 보이는 채팅창이 아니더라도 최근 접속자 기준으로 주변 사용자 탭에 기록된 동호수 기반의 닉네임을 보고 일대일 쪽지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많이 노력했지만 앱 완성도도 여전히 허접하고 영향력있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사용을 시작해줄 기회조차 얻기 힘들 것 같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정말 약 두 달 이상 하루에 2~3시간씩만 잠자면서 계속해서 버그 수정하고 기능 추가했던 여정이 어제 1.2.5 버전을 기준으로 1차 마무리가 간신히 되어 이제 조금 쉬어가며 사용자가 늘어나길 기대해보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이 앱을 써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다운받으시거나 스토어에서 ‘우리들의 주파수’라고 검색하시면 무전기 모양의 앱이 바로 보이니 설치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주변 친구들끼리 비밀 대화 앱으로 사용하셔도 재밌을거같아요. 

(내 현재 위치 기반이 아니라 특정 주파수값으로 단체 이동해서 거기에서 자기들끼리만 얘기하는 방식)

AI가 다 만들어줬지만 기능 하나하나 테스트하고 자세하게 수정 요청하고 컨셉 설명하고 혼내기도 하면서

마치 월급 100만원짜리 1인 개발자를 옆에 두고 함께 개발하며 디버깅이 성공했을 때 짜릿한 그 기분을 대학교때 이후로 간만에 느껴본 것 같습니다.

써보시고 다양한 활용 방법 등을 공유해주시면 재밌을 것 같아요!

마무리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층간소음 시 우리들의 주파수 앱을 켜서 윗집이나 아랫집이 볼 수 있는 메세지를 보내서 오해를 풀고 양해를 구하는 그런 일이 꿈처럼 일어나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우리들의 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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