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51화 - 씀

제51화 「씀」
1. 700미터
일요일이었고 시추를 다시 시작하는 날이었다.
재혁은 야장 맨 위에 그것부터 적었다.
「9월 29일. 일요일. 청소일 다음 날. 시추 재개. 깊이 694 → 700 예정. 하루 6m. 3m 토막 둘.」
캠프 철수까지 12일이었다.
그 아래에 어제 늘린 칸이 있었다. 어제 저녁에 자기 손으로 줄을 긋고 「매단 시각」이라고 써 놓은 칸이었다. 어제는 칸만 만들고 값을 한 번 넣었다. 훑개를 매달고 1분 뒤에 읽었으니 매단 시각과 읽은 시각이 둘 다 있었고 그 사이는 1분이었다.
오늘은 그 칸에 무엇을 넣어야 하는지가 처음부터 분명하지 않았다.
7시 40분에 드릴을 내려보냈다. 조립체 184킬로그램이었다. 케이블이 도르래를 지나 구멍으로 들어가는 동안 장력계 바늘은 한 자리에 있었다.
8시 3분에 바늘이 조금 내려앉았다. 바닥이었다. 23분이었다.
재혁은 눈금을 읽고 적었다.
「내려보냄 7:40. 바닥 닿음 8:03. 눈금 694.02.」
거기까지는 칸이 있었다. 그다음부터 칸이 없었다.
깎기 시작하자 바늘이 더 내려갔다. 드릴이 얼음을 파려면 날에 힘이 실려야 하고, 그 힘은 위에서 누르는 게 아니라 드릴이 자기 무게의 일부를 바닥에 내려놓는 데서 온다. 서진은 첫 주에 그것을 한 번 말했다. 다 매달면 안 파이고, 다 내려놓으면 케이블이 늘어져서 못 쓴다고.
그러니까 깎는 동안 케이블에 걸린 무게는 184가 아니었다. 바늘은 156에서 168 사이를 오갔다.
케이블은 걸린 무게만큼 늘어난다. 무게가 오르내리면 늘어남도 오르내린다.
재혁은 야장 왼쪽 여백에 먼저 적었다.
「깎는 동안 걸린 무게 156~168. 184 아님. 그동안 늘어남도 그만큼 다름.」
그리고 어제 만든 칸을 보았다.
「매단 시각」 한 칸으로는 오늘 것을 적을 수가 없었다. 드릴은 7시 40분에 매달렸고, 8시 3분에 무게가 일부 벗겨졌고, 38분 동안 벗겨진 채 있었고, 깎기가 끝난 뒤에 다시 온전히 매달렸다. 그중 어느 것을 「매단 시각」이라고 적어도 다음 사람은 나머지 셋을 모를 것이었다.
8시 41분에 깎기가 끝났다. 윈치를 조금 되감아 드릴을 케이블에 온전히 매달고 30초를 기다렸다.
697.09.
「내려보냄 7:40 / 바닥 8:03 / 깎음 8:038:41(38분, 걸린 무게 156168) / 온전히 매달림 8:41 / 읽음 8:42 / 눈금 697.09.」
칸이 하나에서 셋으로 늘었다. 어제 만들 때는 하나로 보였던 것이었다.
「어제 칸 하나 만듦. 오늘 써 보니 셋 필요함. 만들 때는 안 보였음.」
「칸은 만든 날이 아니라 처음 쓴 날에 모자란 데가 보임.」
훑개 왕복 줄은 펴지 않았다. 어제 첫 점을 하나 찍어 놓은 줄이었다.
「훑개 왕복: 오늘 점 없음. 청소일에만 생김. 다음 10/8.」
서진은 윈치 쪽에서 되감기는 케이블을 보고 있었다. 안 듣는 날 넷째였다.
“둘째 토막 열한 시.”
“예.”
야장 여백에 재혁은 오늘 것을 적었다.
「묻고 싶었음. 깎는 동안 걸린 무게를 값 칸에 적어야 하는지, 여백에 적어야 하는지. 안 물음. 넷째 줄.」
2. 601
인천은 아직 어두웠고 은재는 일요일 당번이었다.
362일째였다. 절단까지 사흘이었다.
6시 18분에 짐작을 적었다.
「짐작 613. 이유: 어제 값 그대로. 방법 안 바꿈. 싶었음: 0.」
6시 20분에 들어가 9분 있었다. 6시 29분에 팬을 저울에 올리고 초시계를 눌렀다.
10초에 601그램이었다.
자는 595에서 613까지였다. 601은 그 안이었고 밑에서 일곱째쯤이었다.
차가 12였다.
은재는 그 수를 두 번 보았다. 짐작과 값의 차가 이렇게 벌어진 적은 없었다. 제일 컸던 것이 9였다.
「차 12. 밑. 역대 최대. 이전 최대 9(9/25).」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었다.
「자를 고정하고 방법을 고정한 뒤에 차가 제일 커짐. 자가 틀렸다는 뜻 아님. 고정하면 차가 보인다는 뜻일 수 있음. 한 점으로는 못 읽음.」
「일요일. 평일 점 아님. 셋째 평일 점 9/30 화요일.」
기록계 두 대는 어제 오후에 2호 옆에 1호를 나란히 놓아 둔 그대로였다. 겹쳐 돌리기 둘째 날이었다.
은재는 두 대의 지시값을 적었다. 어제 차는 0.11이었고 오늘은 0.13이었다.
성적서에는 1호가 −30.0에서 0.07 높게 읽는다고 적혀 있었다.
0.13에서 0.07을 빼면 0.06이 남았다.
은재는 남은 0.06을 어디에 적어야 하는지를 한참 생각했다. 2호가 밀렸을 수도 있었다. 1호가 왕복 엿새 동안 상온을 지났으니 성적서 날짜와 오늘 사이에 또 표류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었다.
두 대는 나란히 놓여 있었다. 10센티미터쯤 떨어져 있었다.
이 방은 천장 쪽이 바닥 쪽보다 1.5도 따뜻했다. 줄마다 온도가 달랐다. 문에서 가까운 자리와 먼 자리가 달랐다. 그것을 스물세 해 동안 표로 적어 온 방이었다.
「나란히 둔 것은 같은 데 둔 것이 아님. 10센티도 자리임.」
「자리 몫을 가르려면 하루마다 두 대의 자리를 서로 바꿔야 함. 부호가 뒤집히면 자리 탓. 안 뒤집히면 계기 탓.」
그러면 각 자리에 점이 둘씩 있어야 했다. 어제는 자리를 안 바꾼 날이었으므로 어제 점은 그 줄에 못 들어갔다.
「9/28 점: 자리 안 바꿈. 따로 적음. 같은 줄 아님.」
「오늘부터 바꿈. 9/29·9/30 / 10/1. 사흘 → 나흘. 10/1은 절단 전날. 거기까지는 됨.」
「없어지는 줄」 칸은 비워 두었다. 톱을 다시 대는 것은 10월 2일이었다.
「없어지는 줄: 둘째 수 없음. 10/2 뒤. 오늘 안 잼. 안 잰 것임. 없는 것 아님.」
전실 벽에 601을 적고 나왔다. 온도계는 −30.0이었다.
3. 열다섯 분
정한은 8시 20분에 짐작을 적었다.
「짐작 10:05. 이유: 어제 값 그대로. 방법 B. 고른 날 9/28. 열 점까지 이것만.」
방법을 고정한 것이 어제였다. 어제까지는 점이 셋인 줄 알았는데 세어 보니 첫 점만 다른 자로 잰 것이어서 둘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 것이 방법 B의 셋째 점이었다.
안 보는 날 아홉째였다. 판독은 모레였다. 둘째 릴 판독 사진은 봉투에 넣어 서랍에 두었고 서랍은 열지 않았다.
손이 릴 쪽으로 간 것은 10시 20분이었다.
차가 15분이었다. 부호는 늦은 쪽이었다.
정한은 세 점을 나란히 적었다.
「+30 / −75 / +15.」
「차 두 개: 내림 105, 오름 90. 방향 섞임.」
세 점이 처음으로 한 줄에 앉았다. 방법을 고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앉자마자 그 줄이 말하는 것은 휨이 아니었다.
「휨 보려고 셋을 모음. 셋이 말한 것은 휨 아님. 흔들림임.」
「세 점의 차 두 개가 같은 방향일 확률은 4분의 1. 섞였으니 방향 얘기 안 함.」
「폭 105분. 점 셋. 이 폭은 폭이 아니라 폭의 하한임. 열 점 전에는 흩어짐 안 말함.」
폐테이프는 25회째였다.
어제 규칙을 하나 새로 적었다. 떼고 바로 재지 않고 하루를 두고 적는다는 것이었다. 지연 탄성 때문이었다. 늘어난 것이 안 돌아오는 게 아니라 아직 안 돌아온 것일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 적을 값은 어제 24회째 것의 하루 뒤 값이었다.
0.13밀리미터였다. 어제 떼자마자 0.4였고 30분 뒤 0.25였다.
「24회째: 0.4 → 0.25 → 0.13(하루 뒤). 하루 두고 적기 첫 적용.」
거기까지 적고 정한은 손을 멈췄다. 25회째를 걸려고 테이프 조각을 집었는데 그것이 24회를 쓴 조각이었다.
「1번 조각. 24회 늘렸다 놓음. 이 조각은 처음 조각 아님.」
같은 조각으로 스물네 번 늘렸다 놓았으면 그 조각에는 스물네 번의 이력이 남아 있었다. 첫 회의 0.4와 스물다섯째 회의 0.4는 같은 물건에서 나온 수가 아니었다.
「오늘부터 조각 하나에 한 번만. 번호 붙임. 1번 조각 표는 여기서 끊음.」
「2번 조각 첫 값은 1번 조각 24회째와 못 맞댐. 새 표 시작. 앞 표 안 버림. 다른 표임.」
본물건은 여섯째 날이었다. 통에서 꺼내 방에 내놓은 지 엿새였고 거는 날까지 이레였다.
「겉은 방과 같음. 속은 모름. 10/6 첫 2분과 끝 2분 따로 들을 것.」
동규 칸에는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
「9/29. 일요일. 못 물음. 안 물은 것 아님. 분모에 안 넣음. 1/6 그대로.」
A-D 통 값은 열일곱째로 1.0이었고 조명은 스무째로 안 했다.
4. 쉰한째
하람은 오후 두 시에 갔다. 쉰한째였다.
냉장고에 붙은 쪽지를 갈았다.
「오늘: 일요일.」
그 옆에는 어제 붙인 것이 그대로 있었다.
「월요일 아침 9시. 하람이 옴. 같이 나감. 두 시간. 카디건.」
수첩 뒤에서 짐작 종이를 꺼냈다. 한 장에 하나만 적기로 한 것이 어제부터였다.
「짐작 셋째. 어머니가 내일 가는 것을 먼저 물으실 것.」
미강은 안방 서랍을 다 열어 놓고 앉아 있었다.
“이거 봐라.”
접시에 골무 하나가 있었다. 가죽 골무였고 한 번도 안 낀 것이었다. 미강이 그것을 집어 하람에게 주었다.
가죽이 굳어 있었다. 손가락이 안 들어갔다.
“아껴 뒀지. 쓰던 게 있으니까.”
서랍에는 더 있었다. 새 양말 두 켤레는 목의 고무줄이 늘어져 손을 대면 힘없이 벌어졌다. 비누는 갈라져 있었다. 종이에 싼 실 한 타래는 색이 한쪽만 옅었다.
“아껴 뒀더니 상했어.”
하람은 굳은 골무를 손에 쥐고 있었다.
“안 쓰면 안 닳는 줄 알았지.”
미강이 손을 내밀어 골무를 받아 갔다. 그리고 손바닥에 놓고 엄지로 몇 번 비볐다. 가죽을 접었다 펴고, 다시 비비고, 입김을 한 번 불었다.
그러고는 끼웠다. 들어갔다.
“쓰던 건 손에 붙는데 안 쓴 건 딱딱해.”
“어떻게 아세요.”
“만져 보면 알지. 붙은 데는 물렁하고 안 쓴 데는 딱딱해.”
하람은 어제 들은 말을 떠올렸다. 어제는 다림질을 하시면서, 돌아올 데는 물렁하고 안 돌아올 데는 딱딱하다고 하셨다.
같은 손이 이틀 연속으로 같은 말을 했다.
하람은 수첩을 꺼내 적었다.
「9월 29일. 안 쓴 것도 상함.」
「쓰는 쪽과 두는 쪽 중에 안 상하는 쪽은 없음.」
「굳은 것을 손으로 비벼서 물리심. 방법을 아심.」
「어제와 같은 말. 어제는 다림질, 오늘은 골무. 같은 손이 같은 말을 함.」
「오래 굳은 말임. 어제 처음 한 말 아님. 어제 처음 들은 것임.」
미강은 골무를 끼고 천을 집었다. 바늘은 갑에 셋, 핀쿠션에 둘, 바늘대에 하나였다. 이레째 같은 자리였다. 실패는 열하나, 열사흘째 같은 자리였다.
네 시가 조금 지나서 미강이 물었다.
“내일 가는 거 맞지.”
“예. 아홉 시에 올게요.”
하람은 짐작 종이에 적었다.
「맞음. 둘째 맞음.」
그리고 손이 멈췄다.
냉장고에 쪽지가 있었다. 「월요일 아침 9시」라고 적힌 종이가 문에 붙어 있었고, 어머니는 그 앞을 여러 번 지나셨다.
「맞음. 단 쪽지 있음. 쪽지 없는 날의 짐작 아님.」
「분모에는 넣음. 옆에 「본 것: 쪽지」 적음.」
「짐작 칸에 「본 것」 병기함. 오늘부터.」
제비 둘째 블록 다섯째 장은 「손잡이」였다. 계단을 내려갈 때 손잡이를 잡으시는지를 길게 적는 날이었다. 스물한째였다. 오늘은 잡으셨다.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조사표 칸에는 한 줄만 적었다.
「안 옮김. 이틀째. 10월 15일까지 안 옮김.」
돌아오는 길에 최영숙을 보았다. 마흔두 차였다. 일요일이었고 흐렸고 운동화였다.
「새것: 아님.」
5. 이틀 걸러
남극은 11시 12분에 둘째 토막을 내려보냈고 오후 1시가 조금 지나 올렸다.
700.11이었다.
토막 길이는 2.97과 2.96이었다.
재혁은 코어 누계를 더하고 케이블 눈금과의 차를 냈다. 벌어짐 점이 생기는 자리였다. 어제는 안 팠으므로 점이 안 생겼고, 오늘 것이 스물일곱째였다.
야장을 펴 놓고 어제 값부터 찾았다.
어제 값은 두 개 있었다. 694.58과 694.71이었다. 둘 다 훑개를 매단 값이었다. 훑개는 152킬로그램이었다.
오늘 값은 드릴을 매단 값이었다. 184킬로그램이었다.
「어제 값: 무게 152. 오늘 값: 무게 184. 다른 물건임. 출발점으로 못 씀.」
그러면 오늘 점의 출발점은 9월 27일 값이었다. 그 사이에 하루가 끼어 있었다.
증분은 0.16이었다.
재혁은 0.16을 2로 나눈 수를 여백에 써 보고 줄을 그었다.
「0.08. 이건 잰 게 아니고 나눈 것임. 안 씀.」
「점 27. 값 0.16. 이틀 걸러 나옴. 하루 치 아님.」
「앞 26점은 다 하루 치임. 같은 줄에 못 넣음.」
「같은 줄 점 26 그대로. 30점까지 넷 그대로.」
어제 서진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을 종이에 써 놓았던 게 생각났다. 인계서 10번이었다. 10월 8일 청소일에 무게 셋을 다 매달아 점 셋을 얻으려면 진척 0미터인 하루가 더 들고, 그 하루를 낼 수 있는지는 자기가 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말로는 못 물었다. 안 듣는 날 넷째였다.
재혁은 철수 점검표 회신에 그 줄을 넣었다. 회신 기한은 10월 3일이었다.
「10/8 청소일에 무게 셋(152/184/216) 매달아 점 셋 얻는 안. 진척 0m 하루 추가 필요. 그 하루를 낼 수 있는지 회신 요청.」
「말로 못 물음. 종이로 물음.」
「종이로 물으면 답이 종이로 옴. 말로 물으면 나만 알고 다음 사람은 모름.」
부족분은 오늘 두 토막에서 0.11이 나왔다. 누계 7.27이었다.
「청소일 회수 줄: 점 하나(5.9). 다음 10/8. 부족분 누계에 안 넣음.」
헛돎은 2번 드릴에서 한 번 1.8초였다.
저녁에 재혁은 「받은 줄」 칸을 펴 놓고 앉아 있었다.
어제 서진이 안 물었는데 먼저 말한 것이 있었다. 못 갈렸지, 나도 못 갈렸어, 열두 해 했는데. 그게 와서 칸을 만들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둘째 토막 열한 시, 그것뿐이었다. 그건 일이었다.
「9/29. 받은 줄: 없음.」
「어제 것 하나. 점 하나임.」
「칸 만들 때 「줄」이라고 씀. 줄이라고 부른 것은 내가 먼저 부른 것임. 두 번 와야 줄임.」
「이름을 먼저 붙이면 앞엣것까지 덮음. 오늘 안 덮게 고쳐 적음.」
6. 1.4밀리
경옥이 저온실에 나온 것은 오후 세 시였다. 일요일에 나온 것은 은재가 온 뒤 처음이었다.
절단 사흘 전이었다. 계획서를 써야 했다.
세로로 자르면 코어 한 토막이 두 쪽이 된다. 한쪽은 분석에 쓰고 한쪽은 그대로 다시 재운다. 지금 기계는 반쪽이면 값을 낼 수 있고, 남긴 반쪽은 나중 사람 몫이었다.
경옥이 계획서의 한 칸을 가리켰다.
“여기가 어려워요.”
톱날 커프였다. 1.4밀리미터였다. 어제 저울에 올려 121그램을 센 것이 그것이었다.
“두 쪽을 합치면 처음 한 토막이 안 돼요. 1.4밀리가 없어요.”
“없어진 건 어제 적었잖아요.”
“무게로 적었어요. 폭으로는 안 적었어요.”
경옥이 종이에 네모를 하나 그리고 가운데에 선을 그었다.
“나중에 이 반쪽을 재는 사람이 폭을 재요. 그러면 자기가 잰 폭이 원래 토막의 절반이라고 생각해요.”
“절반보다 0.7밀리 좁겠네요.”
“양쪽 다 그래요. 그래서 두 쪽이 다 온전한 것처럼 보여요.”
은재가 잠깐 생각했다.
“반씩 나눠서 적으면 되잖아요. 0.7씩.”
“나눈 건 잰 게 아니에요.”
경옥이 선 왼쪽에 작게 표시를 했다.
“한쪽 몫으로 다 적어요. 분석 쪽으로요. 보존 쪽은 온전한 폭으로 적어요.”
“왜 분석 쪽이에요?”
“보존 쪽은 언젠가 또 잘려요. 그때 자르는 사람이 자기 커프를 자기 쪽에 적으면 돼요. 그러면 커프가 잘린 횟수만큼 한쪽씩 붙어요.”
“반씩 나누면요?”
“둘 다 반쯤 틀려요. 한쪽에 다 적으면 한쪽은 맞아요.”
은재가 그 말을 적었다. 같은 날 남극에서 재혁이 나눈 수 위에 줄을 그은 것은 아무도 몰랐다.
절단 순서가 남았다. 통은 여섯이었다.
깊이 순서로 하면 표가 깊이 순서로 남아서 나중에 찾기가 쉬웠다. 실금이 많은 통부터 하면 급한 것을 먼저 하는 것이었다. 통 셋은 지난주 비접촉 측정에서 실금이 많았다.
“둘 중에 하나만 돼요?”
“예.”
경옥이 계획서에 순서를 썼다. 실금 많은 통 셋을 먼저 쓰고, 그 뒤를 깊이 순서로 썼다.
“섞으셨네요.”
“섞었어요. 섞은 이유를 적어 놔야 해요.”
경옥이 그 아래 한 줄을 적었다.
「급한 것 먼저와 찾기 쉬운 것 중에 급한 것을 고름. 9/29. 문경옥. 나중 사람은 다시 고를 수 있음.」
수송팀 칸에는 아무것도 안 적혔다.
「일요일. 못 물음. 아직 아님. 기다린 날 아홉째 그대로.」
12월 심의는 둘이었고 강릉으로 갈 넉 통은 3월이었다.
나오면서 은재가 물었다.
“어제 그 121그램은 어느 쪽 몫이에요?”
경옥이 문을 밀다가 멈췄다.
“어제는 시험이었으니까 쪽이 없었어요.”
“그러면요.”
“오늘 정했으니까 모레부터 분석 쪽이에요. 어제 것은 어제 것으로 둬요.”
남극에서는 어제 만든 칸 하나가 오늘 셋이 되었다. 만들 때는 하나로 보였던 것이었다.
인천에서는 나란히 둔 두 대가 같은 데 있는 게 아니어서 사흘이 나흘이 되었다.
정한은 방법을 고정한 덕분에 처음으로 세 점을 한 줄에 앉혔고, 앉히자마자 그 줄이 휨이 아니라 흔들림을 말하는 것을 보았다. 스물네 번 쓴 조각은 처음 조각이 아니어서 표를 새로 시작했다.
경옥은 없어지는 1.4밀리를 두 쪽에 반씩 나누지 않고 한쪽에 다 적기로 했다. 나눈 것은 잰 것이 아니었다.
하람은 맞은 짐작 옆에 「본 것: 쪽지」를 적었다. 맞은 것이 확인이 아닐 수 있었다.
미강은 굳은 골무를 손바닥에 놓고 엄지로 비벼서 물렸다. 굳은 것을 다시 물리는 방법은 쓰던 손에만 남아 있었다.
칸은 만든 날에 생기고, 규칙은 처음 쓴 날에 생겼다.
그리고 아껴 둔 것은, 쓸 때가 되어서야 아껴 둔 만큼 굳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