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기] 제50화 - 되돎

제50화 「되돎」

1. 0미터

토요일이었고 청소일이었다.

열흘에 하루는 얼음을 안 파고 빈 드릴만 내려보내 구멍 바닥을 훑는다. 가라앉은 것을 걷어 올리는 날이다. 그날 진척은 0미터다.

재혁은 야장 맨 위에 그것부터 적었다.

「9월 28일. 청소일. 진척 0m 예정. 깊이 694 유지.」

그 밑에 한 줄을 더 적었다.

「벌어짐 점 오늘 안 생김. 26점 그대로. 30점까지 넷 그대로.」

거기서 손이 멈췄다. 어제까지 야장에는 「스물여섯째 점」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스물여섯 점이 며칠 동안 나온 것인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오늘처럼 점이 안 생기는 날이 섞이면, 나중에 그 줄을 보는 사람은 26을 26일로 읽을 것이었다.

「점 26 / 날 27.」

「오늘부터 둘 다 적음. 점이 안 생긴 날도 날에는 들어감.」

캠프 철수까지 13일이었다.

7시 55분에 훑개를 달았다. 드릴 조립체는 184킬로그램이고 훑개는 152킬로그램이었다. 차가 32킬로그램이었다.

인계서 9번은 재혁이 어제 자기 손으로 적은 것이었다. 훑개를 내려보내기 전에 케이블 눈금을 한 번, 훑고 나서 한 번 적을 것. 같은 깊이에 매단 무게만 다른 날이니까 늘어남을 따로 볼 수 있다고 적어 두었다.

내려가는 데 25분이 걸렸다. 드릴은 23분이었다.

재혁은 왕복 줄을 펴다가 덮었다. 어제 30점의 뜻을 정하면서 케이블을 바꾸면 그다음 점은 다른 물건의 점이라고 적었다. 매단 물건이 32킬로그램 가벼워진 것도 같은 일이었다.

「훑개 왕복: 25 / 22. 첫 점. 새 줄.」

「드릴 왕복 줄은 37에서 멈춤. 오늘 것 안 이음. 다른 물건임.」

8시 24분에 장력계 바늘이 떨어졌다. 바닥이었다. 윈치를 조금 되감아 훑개를 다시 케이블에 온전히 매달고, 30초를 기다린 뒤 눈금을 읽었다.

694.58.

「무게 152. 매단 시각 8:24. 읽은 시각 8:25. 눈금 694.58.」

적고 나서 재혁은 어제 야장을 넘겼다. 어제 첫 토막 눈금은 691이었다. 그 옆에 몇 시에 매달았는지는 없었다. 몇 분 동안 매달려 있었는지도 없었다.

케이블은 무게를 걸면 늘어난다. 그런데 걸어 둔 채 가만히 두어도 조금씩 더 늘어난다. 그러면 어제 값과 오늘 값을 맞대려면 매달린 시간이 같아야 했다.

「어제 것: 매단 시각 안 적음. 맞댈 수 없음.」

「오늘부터 칸 하나 늘림. 매단 시각.」

서진이 문 쪽에서 장력계를 보고 있었다. 훑기는 40분이었다.

“적었어?”

“예.”

그게 다였다. 안 듣는 날 셋째였다.

야장 여백에 재혁은 오늘 것을 하나 적었다.

「묻고 싶었음. 매단 시간이 늘어남에 얼마나 들어가는지. 안 물음. 셋째 줄.」

2. 613

같은 시각 인천은 아직 어두웠고 은재는 전실에서 6시 18분을 기다렸다.

토요일 당번은 둘째 번이었다. 6시 18분에 짐작을 적었다.

「짐작: 598.」

「이유: 어제 값 그대로. 방법 안 바꿈.」

「싶었음: 0.」

어제는 이유 칸에 지난 두 점의 가운데라고 적었다. 그제는 세 점이 오르길래라고 적었다. 그날마다 다른 까닭을 적었고, 그러니까 그날마다 다른 자로 재고 있었다. 은재는 어제 그 종이를 넘겨 보다가 그걸 알았고, 오늘 처음 같은 자를 두 번 썼다.

6시 20분에 들어갔다. 2호기 증발기 앞에 서서 주걱으로 성에를 걷는 데 9분이 걸렸다. 7분쯤에 손바닥만큼이 되었고, 한 번 더 긁고 싶은 마음은 오늘 없었다. 598이 손을 밀 데가 없었다.

6시 29분에 저울에 올렸다. 초시계 6초에 611, 9초에 612, 10초에 613이었다.

613그램이었다.

은재는 벽에 붙은 종이를 봤다. 자는 595부터 612까지였다. 613은 자 밖이었고, 위쪽이었다.

「열한째 점. 613. 자 밖. 위로 1.」

「자: 595~613. 폭 18.」

그 아래 줄에서 은재는 한참 있었다. 어제 이 종이에 적은 것이 「폭 17. 안 넓어짐. 처음.」이었다. 하루였다.

은재는 어제 줄을 안 고쳤다. 지난 판정은 그때 자로 한 것이고 그때 자는 그때 옳았다. 밑에 붙여서만 적었다.

「9/27 폭 17 안 넓어짐 → 9/28 폭 18 넓어짐. 어제 줄 안 고침.」

「자는 넓어질 수만 있음. 어제 안 넓어진 것은 자가 조용했던 것이고, 자가 다시는 안 넓어진다는 뜻은 아니었음.」

전실로 나오니 종이 상자가 하나 있었다. 어제 저녁에 온 것이었다. 온도 기록계 1호가 교정을 받고 돌아왔다.

성적서가 같이 왔다. 영하 30.0도에서 1호는 0.07도 높게 읽는다고 적혀 있었다. 다른 두 점의 값도 있었다.

은재는 배운 대로 했다. 지난 열두 달 기록을 0.07도씩 내려 고치지 않았다. 표 옆에 성적서 날짜와 값만 병기했다.

그리고 한 줄을 더 적었다. 경옥이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은재가 오늘 생각한 것이었다.

「1호는 왕복 6일 동안 길에 있었음. 상온을 지났음. 흔들렸음.」

「돌아온 1호는 간 1호와 같은 1호가 아닐 수 있음.」

「그래서 사흘 겹쳐 돌림. 9/28~9/30. 2호 옆 같은 자리.」

이호기 단독 서른세째 날이었다. 온도계는 영하 30.0이었다. 가을 표 서른째 줄에 어제 것을 넣었고, 우리가 건드린 줄은 열여드레째였다. 전실 벽에 613을 적었다.

3. 75분

정한은 토요일 아침에 서랍을 안 열었다.

본물건은 서랍 안에 있었다. 다섯째 날이었고 10월 6일까지 여드레였다. 안 보는 날 여덟째였다. 판독은 9월 30일이었다.

8시 20분에 짐작 칸을 적었다.

「짐작: 11:20.」

「이유: 어제 값 그대로 옮김.」

정한이 짐작하는 것은 그날 손이 그치는 시각이었다. 릴 끝을 리더 테이프에 이어 붙이는 일은 어긋남이 0.5밀리를 넘으면 소리가 한쪽으로 기운다. 어느 시각부터 그게 안 된다. 그 시각을 사흘 전부터 미리 적어 보고 있었다.

오늘은 10시 5분이었다.

집게를 두 번 놓쳤고 세 번째에 손을 내렸다. 시계를 봤다. 짐작보다 75분 일렀다.

종이에 세 점이 나란히 있었다.

「1. 짐작 11:00 / 값 10:50 / 차 −10분.」

「2. 짐작 10:50 / 값 11:20 / 차 +30분.」

「3. 짐작 11:20 / 값 10:05 / 차 −75분.」

정한이 오래전에 종이에 적어 둔 규칙이 있었다. 두 점은 어떤 두 점이든 하나의 직선을 만드니까 두 점으로는 직선인지 아닌지를 물을 수 없다. 셋째 점부터 휨이 보인다.

셋째 점이 왔다. 휨도 보였다. 부호가 뒤집혔으니 휨보다 더한 것이 보였다.

정한은 30분쯤 그 종이를 봤다.

첫 점은 앞 두 값의 차를 그대로 더해서 낸 것이었다. 둘째 점과 셋째 점은 어제 값을 그대로 옮긴 것이었다.

자가 둘이었다.

「점 1 = 방법 A(등차). 점 2, 3 = 방법 B(어제 값).」

「같은 줄에 못 이음. 방법이 다르면 다른 줄임.」

「방법 B로 세면 두 점. +30, −75.」

「셋째 점이 오면 휨을 본다고 적어 놨는데, 세어 보니 두 점이었음. 두 점으로는 못 말함. 사흘 세다가 이틀로 돌아옴.」

「고른 날: 9/28. 앞으로 열 점까지 방법 B만. 까닭: 방법을 바꾸면 점이 다른 줄로 감.」

오후에는 폐테이프를 꺼냈다. 스물네 번째였다.

한 뼘을 잘라 한쪽을 물리고 아래에 추를 달았다. 폴리에스터 베이스였다. 늘어난 길이를 재고, 추를 떼고 바로 다시 쟀다. 0.4밀리가 남아 있었다.

어제까지 정한은 그 0.4밀리를 안 돌아온 것이라고 적었다.

30분 뒤에 다시 쟀다. 0.25밀리였다.

어제 것을 꺼내 쟀다. 하루가 지난 것이었다. 0.15밀리였다.

「안 돌아온 게 아니었음. 아직 안 돌아온 것이었음.」

「놓고 바로 재면 안 돌아온 것처럼 보임. 하루 두면 조금 더 돌아와 있음. 그래서 어제 적은 소성은 소성이 아니었음.」

「앞으로 「안 돌아옴」은 하루 두고 적음.」

0.15밀리는 한 뼘 180밀리의 0.08퍼센트였다. 소리의 높이로는 반음의 14분의 1이라 귀로는 안 잡힌다. 31분짜리 방송이면 1.5초가 어긋난다. 안 들리는 것과 안 어긋난 것은 다르다.

동규에게 물어본 날은 엿새째였고 답은 한 번이었다. A-D 통 값은 열여섯째로 1.0이었다. 조명은 열아흐레째로 오늘도 안 바꿨다. 셋째 릴은 여전히 밀려 있었다.

4. 쉰째

하람은 8시 반에 냉장고에 종이 두 장을 붙였다.

「오늘: 토요일.」

두 장 다 같은 시각에 붙였고 닷새째였다.

토요일은 처음부터 정기 방문일이었다. 오늘이 쉰째였다.

제비 통에서 둘째 블록 넷째 장이 나왔다. 「천」이었다. 오늘 길게 적을 줄이었다.

짐작은 한 장에 하나였다. 어제 처음 그 규칙대로 적고 틀렸다. 오늘 둘째 점이었다.

「짐작: 오늘 어머니가 지난주 토요일에 내가 온 것을 어제로 말씀하실 것.」

어머니는 그 말을 안 하셨다. 하람이 온 것을 언제로 아시는지 오늘은 입에 올리지 않으셨다.

하람은 수첩을 펴고 칸을 하나 더 그었다.

「맞음 / 틀림 / 안 일어남.」

「9월 28일: 안 일어남.」

「안 일어난 것도 적음. 분모에는 안 넣음. 짐작이 맞고 틀린 것을 셀 때 오늘은 안 셈.」

어머니는 다림질을 하고 있었다. 하람이 지난주에 두고 간 셔츠였다.

접힌 자리에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다리미를 두 번 밀자 자리가 없어졌다.

“이건 돌아와.”

어머니가 옆에 개켜 둔 다른 옷을 집었다. 짙은 회색 바지였고 무릎 위에 줄 하나가 깊게 나 있었다.

“이건 안 돌아와.”

“다려도요?”

“다려 봤어. 이만큼 돌아왔다가 식으면 또 그래. 실이 그 모양으로 굳은 거야.”

“어떻게 아세요?”

“만져 보면 알지.”

어머니는 하람 손을 끌어 셔츠 접혔던 자리에 댔다가 바지 무릎에 댔다.

“돌아올 데는 물렁해. 안 돌아올 데는 딱딱해.”

하람은 두 군데를 번갈아 만졌다. 정말로 달랐다.

“하루 두면요?”

“하루 두면 펴지는 게 있고, 하루 두면 더 굳는 게 있어. 그래서 빨래는 개키기 전에 펴는 거야.”

하람은 그 말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어디랑 닿는 말인지는 몰랐다.

「9월 28일. 쉰째. 어머니 다림질. 접힌 자리와 눌린 자리는 만져 보면 다름. 물렁한 데는 돌아오고 딱딱한 데는 안 돌아온다고 하심. 하루 두면 펴지는 게 있고 하루 두면 더 굳는 게 있다고 하심.」

손잡이 줄은 스무째였다. 바늘은 6으로 자리 엿새째, 실패는 11로 자리 열이틀째였다.

11시에 최영숙이 왔다. 41차였다.

토요일, 흐림, 운동화. 옷은 새것이 아니었다. 어제 새것이던 것이 하루 된 것이었다. 하람은 그렇게 적었다.

손에 든 것은 어제와 같은 서류 봉투였고, 오늘은 그것을 하람에게 건넸다.

어제 하람은 이 봉투를 안 열었다. 열면 오늘 날짜로 적기로 해 놨기 때문이었다.

오늘 열었다.

10월 15일 재검토 안내와 조사표 사본이 있었다. 칸이 여덟이었다. 다섯 칸이 못 하는 것을 묻고 있었다. 하는 것을 묻는 칸은 하나였고 세 줄이었다.

하람 수첩에는 석 달치가 있었다. 단 3센티, 되박음질 두 번, 상자가 셋이면 함, 바늘은 부러져서가 아니라 무뎌져서 갈음, 접힌 자리는 만져 보면 안다.

세 줄에 다 안 들어갔다.

하람은 조사표에 아무것도 안 썼다. 봉투를 연 날짜만 적었다.

「9월 28일. 봉투 엶. 칸 여덟. 「하는 것」 칸 하나, 세 줄.」

「옮기면 내 글씨가 서류가 됨. 서류는 안 돌아옴. 10월 15일까지 안 옮김.」

다음 센터는 월요일 9월 30일이었고 다섯째 날이었다.

5. 13센티

9시 5분에 훑기가 끝났다.

40분 동안 훑개는 694미터 바닥을 긁으며 돌았다. 장력계 바늘이 그 40분 내내 조금씩 흔들렸다. 바닥에 닿을 때마다 무게 일부가 케이블에서 바닥으로 갔다가 다시 케이블로 돌아왔다.

올리기 전에 재혁은 같은 자리에서 눈금을 읽었다.

694.71.

아침에 694.58이었다. 차가 0.13이었다. 13센티미터였다.

깊이가 같았다. 매단 무게가 같았다. 구멍 안 같은 자리였으니 온도도 같았다. 어제 재혁이 인계서 9번 옆에 걱정으로 적어 둔 것 하나가 그렇게 지워졌다. 시추동은 영하 25도고 구멍 밑은 그보다 20도 넘게 차다. 그런데 두 값을 같은 자리에서 냈으니 열로 줄어든 몫은 두 값에 똑같이 들어 있었다.

남은 것은 시간이었다.

같은 무게를 40분 더 매달았더니 13센티가 더 늘어났다.

재혁은 거기까지 적고 다시 장력계를 봤다. 바늘이 흔들린 40분이었다.

「13센티: 시간만으로 늘어난 것 아님.」

「훑는 동안 무게가 바닥에 실렸다 벗겨졌다 함. 걸린 무게가 40분 내내 152가 아니었음.」

「가르려던 것은 둘이었음. 돌아오는 늘어남, 안 돌아오는 늘어남.」

「나온 것은 셋임. 무게로 늘어난 것, 시간으로 늘어난 것, 무게가 오르내려서 늘어난 것.」

케이블 자체 무게가 있었다. 694미터에 미터마다 0.35킬로그램이니 243킬로그램이었다. 훑개 152를 더하면 395였고 드릴 184를 달면 427이었다. 32킬로그램은 그 안에서 13분의 1이 채 안 됐다.

그리고 돌아오는지를 보려면 무게를 벗겨 놓고 재야 했다. 케이블은 구멍에 들어가 있는 동안 자기 무게를 벗을 수 없었다. 감아 올려 바닥에 눕히면 그때는 694미터가 아니었다.

「제 무게는 못 벗음. 벗긴 자리가 없으니 돌아온 길이를 어디서부터 셀지 정할 수가 없음.」

「오늘 답: 안 갈림.」

「못 갈린 까닭: 무게만 다른 게 아니라 매달린 시간도 달랐고 무게도 일정하지 않았음.」

인계서 10번을 적었다.

「10. 케이블 늘어남 시험. 바닥에 안 닿게 띄워서, 매단 시각부터 정확히 10분 뒤에 읽음. 무게만 셋으로 바꿈(152 / 184 / 216). 세 점이면 무게와 늘어남이 한 줄에 놓이는지 보임. 두 점으로는 못 봄.」

다음 청소일은 10월 8일이었다. 철수 3일 전이었다.

그날에 하려면 걸림이 하나 있었다. 그때 깊이는 694가 아니었다. 깊이가 달라지면 케이블 길이가 달라지고, 그러면 늘어남도 달라진다. 무게만 다르게 하려고 한 시험인데 깊이까지 달라지면 또 둘이 섞였다.

「10-1. 깊이를 고정하려면 무게 셋을 하루 안에 다 함. 그날 파는 일은 못 함. 진척 0m 하루가 더 듦.」

「10-2. 그 하루를 낼지는 내가 못 정함. 점검표 회신에 적어 물음.」

「10-3. 못 하면 다음 시즌 첫 청소일로 넘김. 절차는 이 줄대로.」

줄 끝에 우재혁이라고 썼다. 칸 이레째였다.

올리는 데 22분이었다. 훑개 통에서 걷어 낸 것이 젖은 무게로 6.4킬로그램이었다. 체에 30분 받쳐 액을 내리니 마른 무게 5.9킬로그램이었다.

부족분 누계는 7.16이었다. 재혁은 5.9를 거기서 빼고 싶었다. 야장 앞쪽에 자기가 적어 둔 것이 있었다.

「가라앉는 것은 원래 고운 것임. 시추 부스러기와 같은 물건 아님. 맞댈 짝 아님.」

「안 뺌. 따로 적음. 청소일 회수 5.9. 첫 점.」

철수 점검표 잔여 작업 칸을 채웠다. 회신은 10월 3일이었다.

「인계서 10번까지 있음. 야장 뒤. 케이블 늘어남 시험 절차는 10번. 10월 8일 청소일에 진척 0m 하루를 더 쓸 수 있는지 물음. 못 되면 다음 시즌.」

저녁에 서진이 컵을 들고 문틀에 기댔다. 재혁은 아무것도 안 물었다.

“못 갈렸지.”

”…예.”

“나도 못 갈렸어. 열두 해 했는데.”

서진은 컵을 다 비우고 나갔다.

재혁은 야장에 칸을 하나 더 만들었다.

「받은 줄. 안 물었는데 받음. 9/28. 「나도 못 갈렸다. 열두 해.」」

「안 묻기로 한 거지 안 듣기로 한 건 아님. 온 것은 적음.」

깊이 694 유지, 진척 0미터, 철수 13일이었다.

6. 121그램

오후 3시에 경옥이 절단실에 들어왔다. 토요일에 경옥이 나온 것은 은재가 온 뒤로 처음이었다.

첫 절단까지 4일이었고 재움은 361일째였다.

값을 못 내는 파편 얼음을 대 위에 올렸다. 톱을 시험하는 것이었고, 오늘은 톱 아래에 얕은 트레이를 하나 더 놓았다.

“어제 이름 붙인 거요.”

“없어지는 줄이요.”

“오늘은 그걸 저울에 올려 봐요.”

톱날 두께에 좌우로 벌린 몫을 더하면 먹는 폭이 1.4밀리였다. 1미터 토막을 세로로 가르면 자리는 길이 1미터에 지름 10센티, 0.1제곱미터였다. 거기에 1.4밀리를 곱하면 140세제곱센티미터였고, 얼음이니 128그램쯤이었다.

날이 지나가고 트레이를 저울에 올렸다.

121그램이었다.

“계산은 128인데요.”

“7그램이 어디 갔을까요.”

“날에 붙거나 날렸겠죠.”

“그럼 그것도 적어요.”

경옥이 종이를 내밀었다. 어제 이름을 붙인 줄 밑에 처음으로 수가 들어갔다.

「없어지는 줄. 9/28. 계산 128. 센 것 121. 차 7. 어디 갔는지 모름.」

「없어지는 것도 없어짐.」

은재가 셈을 했다. 브리틀존 구간이 500토막쯤이니 128을 곱하면 64킬로그램이었다.

“곱하지 마요.”

“왜요.”

“한 토막 센 걸로 500을 말하면 한 점으로 줄을 그은 거예요.”

“그럼 어떻게 해요.”

“자르는 날마다 한 토막씩 세요. 나흘 자르면 점이 넷이에요. 그때 흩어짐을 봐요.”

은재는 그 줄을 적고 저울을 봤다.

“오늘 아침에 걷은 게 613그램이었어요.”

“그건 걷은 거고 이건 없어진 거예요.”

“둘 다 저울에 올렸는데요.”

“올린 건 같아요. 적는 칸이 달라요. 걷은 건 우리가 만든 거고, 없어진 건 우리가 자르면서 낸 거예요.”

경옥이 트레이를 들었다.

“걷은 건 스물세 해 동안 셌어요. 이건 오늘 처음 셌어요.”

트레이를 비우고 시각을 적었다.

「9/28 15:40. 121그램. 버림. 버린 것도 적음.」

수송팀은 오늘도 안 왔다. 경옥은 「토요일. 안 옴.」 아래에 아무것도 더 안 적었다. 기다린 날은 평일만 세고, 토요일은 아직이 아니라 못 물음이었다. 아홉째에서 그대로였다.

12월 심의가 둘, 강릉 넉 통은 3월이었다. 온도계는 영하 30.0이었다. 전실에는 기록계 두 대가 나란히 돌고 있었다.

셋째 평일 점은 화요일 9월 30일이었다.


그날 재혁은 두 값을 얻고 셋을 알았다. 가르려고 재면 가르려던 둘이 아니라 셋째가 나온다. 그리고 제 무게를 못 벗는 것에서는 돌아온 길이를 어디서부터 셀지 정할 자리가 없다.

정한은 셋째 점을 얻었는데 세어 보니 두 점이었다. 점이 셋이어도 잣대가 매번 달랐으면 셋이 아니다. 사흘을 세다가 이틀로 되돌아가는 일이 종이 위에서 일어났다.

경옥은 없어지는 것을 처음 저울에 올렸고, 올려 보니 없어지는 것도 조금 없어졌다.

은재는 하루 만에 자가 넓어졌고, 어제 줄은 안 고쳤다.

하람은 안 일어난 일을 위한 칸을 하나 만들었고, 물렁한 데와 딱딱한 데를 손으로 만졌다.

돌아온 기록계는 돌아왔지만 간 것과 같은 것이 아니어서 사흘을 겹쳐 돌려야 했다.

그리고 어떤 것은, 돌아오는 데 하루가 더 걸려서 아직 안 돌아온 것으로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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